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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작문기사 2003-05-13 미국의 유력 일간지 보스턴 글러브는 1998년 6월 퓰리처상 논평부문 최종 후보까지 올랐던 유능한 칼럼니스트를 전격 해고하는 아픔과 치욕을 겪어야 했다. 패트리샤 스미스라는 흑인 여성 언론인이 4개의 칼럼에 등장한 인물과 인용문을 모두 조작한 것으로 자체 조사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그러자 미국 언론계는 일제히 1981년 워싱턴 포스트의 '지미의 세계'라는 조작기사 파문을 악몽처럼 떠올렸다. 제닛 쿡이라는 여기자는 '지미'라는 이름의 흑인소년의 실상을 통해 청소년 마약 중독실태를 너무나 실감나게 고발하는 기사를 써 퓰리처상까지 받았다. 하지만 나중에 완벽한 조작기사로 들통나는 바람에 수상 취소와 함께 즉각 해고됐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공교롭게도 워싱턴 포스트의 여기자 역시 흑인이었.. 더보기
[여적] 거짓말 탐지기 2003-05-05 옛날 인도 왕이 거짓말을 하는 신하를 가려내기 위해 의심스런 사람들을 캄캄한 마구간에 들어가게 했다. 그 안에는 당나귀 한 마리가 있었다. 왕은 이렇게 말했다. "거짓말한 사람이 당나귀 꼬리를 만지면 손이 검어진다". 그 뒤 왕은 신하들에게 빠짐없이 당나귀의 꼬리를 만지도록 명령했다. 마구간을 나온 신하들 중 한 사람의 손만 깨끗했다. 왕은 손이 깨끗한 신하를 거짓말쟁이로 잡아냈다. 왕은 당나귀 꼬리에 몰래 숯칠을 해 놓았던 것이다.당나귀 꼬리는 요즘으로 치면 거짓말 탐지기였다. 거짓말 탐지기는 '현대과학의 탈을 쓴 마술'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이젠 대부분의 나라에서 과학수사 도구로 더없이 유용하게 쓰인다. 미국경찰의 박스터라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우연히 식물에도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더보기
[여적] 과학자의 망명 2003-04-22 "자신의 조국이 달콤하게 느껴지는 사람은 아직 어린아이와 같다. 타국이 다 조국처럼 느껴지는 사람은 이미 성숙한 사람이다. 세계가 다 타국처럼 느껴지는 사람이야말로 완성된 인간이다"'오리엔탈리즘'의 저자 에드워드 사이드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망명 생활 속에서 예술과 학문이 꽃피는 까닭을 이런 명언으로 묘파한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망명자이기도 한 그가 변경인(邊境人)으로서 뼈저리게 체화한 담론을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 과학의 최고 경지 가운데서 탄생한 핵무기도 공교롭게 망명자와 이들을 둘러싼 경쟁이 직결돼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원자폭탄을 개발하라고 건의한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독일에서 망명한 유대인이며, 최초의 핵무기 개발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 .. 더보기